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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30년 헌신’ 무시한 성남시 인사... 무너진 공직사회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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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06-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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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30년 헌신’ 무시한 성남시 인사... 무너진 공직사회의 품격



지난 2025년 제9차 인사위원회 승진 결과를 두고, 성남시의회 최종성 의원은 “30년 가까이 헌신한 선배 공무원들의 마지막 꿈이 짓밟혔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한 인사 불만이 아니다. 공직사회의 질서와 신뢰, 그리고 공정성에 대한 경고다.


국장급 승진자 대부분이 퇴직까지 수년을 남긴 과장이었고, 정작 오랜 세월 현장을 지켜온 선배 공무원들은 승진에서 제외됐다. 조직 내에서 연공과 헌신이 더는 의미 없는 것으로 취급될 때, 남는 것은 줄서기와 충성 경쟁뿐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인사로 인해 생긴 ‘상처’가 조직 내 공기를 송두리째 바꿔버렸다는 점이다. 후배에게 체면을 구긴 선배, 위로받기보다 외면당한 공무원들의 좌절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시민 서비스의 질로 이어지는 문제다. 자존감을 잃은 공직자에게 헌신을 요구할 수는 없다.


능력 중심의 발탁 인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제에는 공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시장과 가까운 사람’이 승진하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능력주의가 아니라 정치적 보은에 불과하다. 성남시가 말하는 ‘성과 중심 인사’가 결국 ‘눈치 중심 인사’로 변질되고 있다면, 이는 인사제도의 붕괴이며 신뢰 기반 행정의 파괴다.


이 같은 인사는 후배들에게도 독이다. 조직은 미래를 보는 거울이 있어야 한다. 오늘의 선배가 내일의 나라는 점에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퇴직할까’ 하는 불안은 결국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성남시는 진정한 사과와 함께 근본적인 인사 기준의 개혁에 나서야 한다. 30년을 묵묵히 바친 선배가 마지막에 체념과 굴욕으로 퇴장한다면, 젊은 공무원들은 무엇을 보고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공직은 단지 직장이 아니다. 시민을 위한 봉사의 자리이며, 공동체 신뢰의 기둥이다. 그 기둥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최종성의원 주장처럼 '말 잘 들은 후배는 국장, 성실한 선배는 퇴직 대기.'가 성남시의 인사행정 단면이라면 성남시의 공직문화는 이미 일그러진 것이나 다름없다.


지방선거가 1년도 안 남았다. 신상진 시장은 지금 행하고 있는 모든 시정의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곱씹어 보길 바란다. 

(발행인 김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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