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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실종된 민주주의와 표류하는 정치  
도시신문(http://sungnammail.co.kr)   
| 2006.12.01 14:55 |

실종된 민주주의와 표류하는 정치,

최대 피해자는 우리 국민입니다


국회의원 김 태 년

(열린우리당|경기 성남시 수정구)

17대 국회의 세 번째 정기국회가 막바지 일정을 진행 중입니다. 국회의 가장 큰 역할은 법률과 예산에 대한 검토와 처리입니다.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와 결심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래 세번째 정기국회를 진행하면서 갖는 심정은 부끄러움과 참담함 뿐입니다.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국회 일정이 있는 날이면 만사를 제쳐 두고 국회 일정에 하루를 보냅니다.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국회에서 처리될 안건을 검토하고, 심의하고 또 표결 처리를 하게 됩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이나 예산안을 검토하고 논의한 시간 만큼이나 의원 사무실이나 본회의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시간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여야간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의원실에서 대기하며 ‘여야합의’만을 기다리는 날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3시에 속개한다, 4시에 속개한다하며 하루 종일 의원회관과 본 회의장을 왔다 갔다 했던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쯤은 비교적 ‘점잖은’ 편에 속합니다. 한나라당의 단상 점거와 본회의장 농성 등으로 인해 회의가 진행되지 못할 경우에는 아무런 대책 없이 회관에서 그저 대기하며 기다리는 날도 비일비재합니다.

대통령의 人事 및 국정운영에 대한 거부, 각종 개혁 및 민생법안에 대한 반대, 사학법등 이미 통과된 법안의 철회등 한나라당이 내거는 본회의 불참과 저지의 이유는 참으로 납득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들입니다.
최근 있었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 인준과 관련한 본회의장 점거.
작년 12월9일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처리된 사학법을 빌미로한 53일간의 장외투쟁과 30일간의 국회 등원 거부, 새해 예산안 처리 불참.
2004년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에 따른 등원거부와 정기국회의 파행 운영등이 한나라당에 의해 파행적으로 진행된 국회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정치는 서로 다른 견해와 이해를 가진 집단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양보와 절충을 시도하되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다수결의 원리에 의해 ‘표결’ 처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상식입니다.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회의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초등학교나 동네 통․반장 선거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요 헌법기관인 국회에서는 이런 일이 일상화되어 매일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모든 안건과 법안이 100% 여야 합의에 의해서만이 통과될 수 있다면 여당과 야당은 왜 필요한 것입니까? 아니, 정당이 왜 필요한 것입니까? 그리고, 국민들은 왜 선거를 통해 다수당과 소수당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까?

정부와 여당은 국정에 대해 1차적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법률과 예산과 정책을 통해 그 책임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야당은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자신들의 대안을 제출하여 같이 평가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야당이 할 일은 견제와 감시와 정책대안 제출이지 단상점거, 국회 무력화가 아닙니다. 이것이야 말로 반의회적이고 반민주적인 행동입니다. 다수결의 원리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부정하는 행태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약 2,930여건이라고 합니다.
올해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약 220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제출한 법안 중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은 290여건에 이르며 1년 넘게 계류 중인 법안도 70건 이상입니다.

국민연금법, 비정규직관련법, 혁신도시건설지원특별법,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설치 운영법, 사법개혁관련법, 공직부패수사처설치법, 국방개혁기본법등 이 대표적인 정부 제출 계류 법안들입니다.

이 법안들을 비롯하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수많은 법안들은 우리나라의 미래, 우리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법안들입니다.

대통령이 싫고, 참여정부가 미워도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법안들입니다. 법안의 취지와 내용에 반대한다면 본회의장에서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상식 있는 정치집단의 태도입니다.

타협과 대화는 실종되어 의회의 기능이 마비되고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법안은 한정 없이 표류하고 있고 우리당은 무기력과 분열직전에 놓여 있는 현재의 상황이 대통령의 ‘하야’ 심경 토로를 불러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국정을 함께 책임진다면 권력을 통째로 넘길 수 있다’는 대연정도 거부하고, 거국내각과 여-야-정 정치협상도 거부하며 밑도 끝도 없이 ‘반대와 저지’로 일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행위입니다. 정치세력 스스로 정치를 인정하지 않는 자기 부정적인 행동입니다.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여 몇 가지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하였다는 소식입니다. 그러나, 우리당 지도부 역시 이제는 한나라당의 허락이 있어야 국회를 운영하는 무기력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로 진정 원내 1당, 다수당의 사명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당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실종된 민생과 국가의 장래를 챙겨야 할 때입니다.

정계개편에 골몰하여 우리당의 창당정신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당헌개정을 만들어 내고 대통령, 청와대와 대립하며 탈당권유니 최후통첩이니 하는 쓸 곳 없는 용기와 불필요한 관심을 거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책임과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민심은 정치적 계산으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당의 단결은 구호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당이 다시금 단결하고, 국민 지지를 회복하는 길은 우리 앞에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용기있게 실천할 때 비로서 가능해 질 것 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 희망 있는 정치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질 수 있다는 각오와 자세 그리고 행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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